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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과_함께_등산을.hwp
장애인과 함께등산을....
지난주 일요일 정신지체 장애인인 아들을 데리고 등산을 했습니다. 해발 1,000M 가 넘는 양산 영국사 천태 산 여러 코스 중에서 가장 험하고 암벽을 타는 코스가 있는 A코스를 택하여 올라가면서 과연 아들과 등산이 가능할 것이며 안전하게 산행을 마칠 수 있을지가 걱정이 되었지만 도전정신으로 올라갔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아들은 밧줄을 타고 올라가야하는 암벽 앞에서 멈추더니 주저앉아 꼼짝을 하지 않았습니다. 아빠 엄마가 있으니 “무섭지 않다”는 말을 알아들을 리 없고 “위험하지 않다” 는 말을 이해할 리 없는 아들을 설득하고 있는 사이 지나던 등산객 들이 상황을 이해하고는 “용환 아! 아저씨 올라간다. 잘 봐라” 하면서 한 사람 한사람 시범을 보여주며 올라가고 그 다음 엄마가 올라가니까 자신이 생겼는지 호기심인지 밧줄을 잡더니 한발 한발 조심조심 올라가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아들의 뒤를 따라 올라 갔지요. 만약의 경우 아들과 함께 하려 는 비장한 마음에서였지요. 산행의 대상을 아들로 택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였습니다. 먼저 시범을 보이신 등산객들과 함께 정상까지 올라가 방명록에 당당하게 서명하고 내려왔습니다. 정신지체 2급 장애인이지만 밧줄을 타고 암벽을 오를 때는 아무 이상이 없어 보였습니다. 위를 보아도 밑을 내려다보아도 사방을 둘러보아도 현기증 나는 아찔한 암벽 에서는 장애의 모습을 전혀 찾아 볼 수 없었습니다. 눈가에 이슬이 맺히게 하는 안타깝고 서글픈 현실이지만 제 아들도 사람이었나 싶어 가슴이 저려 오더군요. 제발 이 상태로 영영 시간이 멈추어 주었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이었지만 2시간 30분 만에 산행은 끝났고 또 다시 고통의 현실로 되 돌아와 기약 없는 세월을 보내고 있습니다. 그러나 과감한 도전에서 갚진 경험과 실낱같은 희망도 가져보는 계기도 되었습니다. 그 날의 산행을 중요한 사례로 삼아 시설운영에 반영하여 모든 장애인에게 맞춤형의 다양한 기회 제공으로 훈련과 교육에 활용하고자합니다. 장애인! 세상사람 들과는 어울리지 못하지만 자연과는 아주 잘 어울리는 것이 사실이며 특징입니다. 오솔길을 걷든 암벽을 오르든 처음 가는 세 갈레길 앞에서는 아무데로나 가지 않고 왜 멈추어 서서 기다리는 걸까요? 일상생활에서는 무슨 지시를 해도 가르쳐도 안 되는 아이가 멈추어 서서 어느 길로 가야하는지 부모의 지시를 기다리는 것이 너무 신통하고 한번 거쳐 갔던 길과 장소는 아무리 세월이 흘러도 그렇게도 잘 기억하고 찾아가는 것이 정말 신기하기까지 합니다. 만물이 소생하는 봄! 장애인도 밖으로 나가 훨훨 날아다니고 싶은 마음은 누구보다 간절하지만 표현을 하지 못하는 것 일뿐입니다. 이런저런 이유로 소외되고 싫든 좋든 본인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주변의 이해에 의하여 결정되어져 인생을 살아갈 수밖에 없는 불쌍한 장애인들 과 함께 등산도하며 마음의 벽 을 허물어 갑시다. 우리 모두 장애인에게 좀 더 관심을 가지셔서 좋은 경험과 아름다운 성취도 하시고 그들과 더 불어 함께 살며 풍요로운 영동을 만들어갑시다. 영동군 장애인부모회 대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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