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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러운 봄날 -나태주(시인)-

꽃이 피면 어떻게 하나요
또다시 꽃이 피면 나는 어찌하나요

밥을 먹으면서도 눈물이 나고
술을 마시면서도 나는 눈물이 납니다

에그 나 같은 것도 사람이라고
세상에 태어나서 여전히 숨을 쉬고
밥도 먹도 술도 마시는구나 생각하니
내가 불쌍해져서 눈물이 납니다

비틀걸음 멈춰 발 밑을 좀 보아요
앉은뱅이걸음 무릎걸음으로 어느새
키 낮은 봄 풀들이 밀려와
초록의 주단방석을 깔려합니다

일희일비,
조그만 일에도 기쁘다 말하고
조그만 일에도 슬프다 말하는 세상
그러나 기쁜 일보다는
슬픈 일이 많기 마련인 나의 세상

어느 날 밤늦도록 친구와 술 퍼마시고
집에 돌아가 주정을 하고
아침밥도 얻어먹지 못하고 집을 나와
새소리를 들으며 알게 됩니다

봄마다 이렇게 서러운 것은
아직도 내가 살아 있는
목숨이라서 그렇다는 것을
햇빛이 너무 부시고 새소리가
너무 고와서 그렇다는 걸 알게 됩니다

살아 있다는 것만으로도
아, 그것은 얼마나
고마운 일이겠는지요.

꽃이 피면 어떻게 하나요
또다시 세상에 꽃 잔치가 벌어지면
나는 눈물이 나서 어찌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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