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영동안내 > 감고을 에세이
기사검색 :
6월이 오면 - 도종환(시인)

아무도 오지 않는 산 속에 바람과 뻐꾸기만 웁니다
바람과 뻐꾸기 소리로 감자 꽃만 피어납니다

이곳에 오면 수만 마디의 말들은 모두 사라지고
사랑한다는 오직 그 한 마디만
깃발처럼 나를 흔듭니다

세상에 서로 헤어져 사는 많은 이들이 많지만
정녕 우리를 아프게 하는 것은
이별이 아니라 그리움입니다

남북 산천을 따라 밀이삭 마늘 잎새를 말리며
흔들릴 때마다 하나씩 되살아나는
바람의 그리움입니다

당신을 두고 나 혼자 누리를 기쁨과 즐거움은
모두 쓸데없는 일입니다
떠오르는 아침 햇살도 혼자 보고 있으면
사위는 저녁노을 그림자에 지나지 않습니다

내 사는 동안 온갖 것 다 이룩된다 해도
그것은 반쪼가리일 뿐입니다
살아가며 내가 받는 웃음과 느꺼움도
가슴 반쪽은 늘 비워둔 반평생의 것일 뿐입니다
그 반쪽은 늘 당신의 몫입니다
빗줄기를 보내 감자 순을 아름다운 꽃으로 닦아내는
그리운 당신 눈물의 몫입니다

당신을 다시 만나지 않고는
내 삶은 완성되어지지 않습니다
당신을 다시 만나야 합니다
살아서든 죽어서든 꼭 다시 당신을 만나야만 합니다

 

 

 

 

 

영동신문사소개 | 광고안내 | 기사제보 | 독자투고 | 디카갤러리 | 자료실 | 자유게시판

▦ 370-801 충북 영동군 영동읍 영동시장4길 26 (영동읍 계산리 564 번지)  ▥ 발행인 : 서진성  
▩ ☎ 043-744-2318, 744-7533  ▧ FAX 043-743-3049
Copyright ⓒ 2000.
ydnews.co.kr.  All Rights reserved. mailto : ydnew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