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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더워지는 여름, 나는 마당에 의자를 내놓고 앉았다. 방안이 찜통 속에 들어앉은 것 같아 선풍기를 켰는데도 도저히 잠을 이룰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손바닥만한 마당이었지만 하늘은 무한히 넓고 별이 유난히 반짝였다. 꼭 동화 속으로 들어간 기분이었다. 이 여름 저 별을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행복했던지…. 부채를 들고 가만히 하늘을 보니 조금씩 변화되는 하늘에서 여덟 개의 유성이 내 머리 위로 화살처럼 날아가는 것이 보였다. 혼자보기 아까워 남편을 불렀지만 이미 잠들어 있었다. 나는 마치 우주 한가운데 떠있는 황홀감을 느끼며 홀로 우주와 하나가 된 기분을 만끽했다. 한 여름밤 지상의 인간들은 무더위에 뒤척이며 잠이 들지만 늘 깨어있는 밤하늘은 자기만의 빛깔로 생을 노래하고 서로를 조율하며 열심히 반짝이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다음날 아침 조깅을 하다가 호수가에서 큼직한 검은색 돌덩이 하나를 발견했다. 그 돌은 미국 애리조나의 운석 박물관에 보관돼 있다는 사진속의 운석과 엇비슷하게 생긴 것 같았다. 순간 나는 '운석이 지구의 대권을 뚫고 기적적으로 지상에 떨어진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그 무거운 돌을 낑낑거리며 집으로 가져 왔다. 오후에 옆집에 사는 고등학생에게 그 돌을 보이며 어떠냐고 묻자 학생은 제법 심각하게 돌을 살펴보는 것이었다. 그리고 자신도 어젯밤 마당에서 유성 쇼를 관찰했는데, 최소 서른 개 이상의 별똥별이 호수 위로 떨어지는 것을 자기 눈으로 확인했다고 했다. 그리곤 내가 보여준 돌을 이리저리 자세히 훑어보면서 “잘 모르겠지만 어쩌면 운석이 맞을 수도 있겠네요."라고 말했다. 그날 저녁 나는 퇴근해 들어온 남편에게 자랑스럽게 내 전리품을 보여 주었다. 그런데 남편이 갑자기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 “참 애스럽기는…”, “이건 운석이 아냐! 누가 모닥불을 피우느라 주워다 놓은 그냥 콘크리트 조각이라구!" 남편은 시답잖은 소리 하지말라는 듯 잽싸게 욕실로 들어가버렸고, 순간 나는 한껏 들떠 있던 기분이 푹 가라앉고 말았다. 잠시 뒤 나는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러자 내 얘기를 모두 듣고 난 친구가 말했다. “더러는 자기 생애에서 가장 소중한 것을 보고도 그걸 콘크리트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고 또 더러는 그걸 별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어. 지금 그것은 네게 가장 소중한 별이 아닐까?…." 순간 내 마음에 등불 하나가 반짝 켜졌다. 별은 이미 내 마음에 켜진 것을. 전화를 끓은 뒤 나는 우리 집 장식장의 가장 눈에 잘 뛰는 곳에 자랑스럽게 내 '별'을 모셔 놓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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