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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으로 인해 가족을 모두 잃은 한 노인이 홀로 산에서 목공예를 만들며 살고 있었다. 홀로 지낸다는 것은 때로 뼈저린 외로움과 좌절을 안겨주지만 노인은 오랫동안 자연 속에 살면서 자신도 나무처럼 자연의 일부가 되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늘과 별과 달, 비바람과 천둥 번개도 꼭 있어야할 이웃이 되었고, 모두가 tm쳐가는 일상이었다. 가끔씩 등산객들이 찾아와 노인이 만든 목공예를 사갔다. 그다지 돈이 필요하지는 않았지만 등산객은 노인이 값을 부르기도 전에 성급히 값을 치르곤 목공예품을 가져갔다. 투박한 목판에 해 하나 산 하나 길 하나 그어진 단순한 작품인데도 사람들은 그 목판을 보는 순간 자신도 모르게 평화를 얻어 두말없이 그 작품을 집어들었다. 그렇게 살고 있는 노인에게 어느 날 집을 나온 한 청소년이 하룻밤 묵기를 청했다.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 산골에서 이른 저녁을 먹고 나자 천지는 까만 어둠에 덮혔다. 소년은 목을 젖히고 먼 하늘을 바라보았다. 밤하늘에 은가루를 뿌린 듯 빛나는 별들이 우수수 머리위로 떨어졌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겪어보는 절대 고요와 침묵. 어둠 속에 자신과 별만이 존재했고, 그 속에서 자신을 걱정하며 애타하는 어머니의 모습이 언뜻 스쳐갔다. 고개를 떨군 소년이 노인에게 물었다. "별들이 절 따라오는 것 같아요?" 노인이 대답했다. “네가 좋아서겠지." “별들이 왜 날 좋아하죠?" “네가 별들을 좋아하니까 그렇겠지." “그럼, 내가 별들을 싫어하면 별들도 나를 싫어하나요?" 노인은 잠시 말없이 있다 소년에게 말했다. “네가 아무리 별들을 싫어하더라도 별들은 그냥 반짝일 뿐이란다. 만약에 별들이 너를 싫어하는 것처럼 느껴졌다면, 그건 네 마음일뿐이지. 네가 별들을 행복한 마음으로 바라본다면 별들은 행복하게 보일 것이고, 네가 슬픈 눈으로 바라본다면 별도 슬퍼보일거야." 소년은 가만히 생각에 잠겼다. 노인이 물었다. “네 마음에 무엇이 보이니?" "그냥 저 울창한 어둠속 숲만 보여요." "네가 보는 저 어둠 속 나무는 완전한 나무라고 할 수가 없구나." "어째서죠?" “네게 보이는 나무는 그냥 나무의 반 일 뿐이란다. 뿌리는 보이질 않잖니, 눈에 보이는 것은 언제나 반쪽뿐, 나머지 반쪽을 볼 수 없다면 그건 제대로 보는 것이 아니지." “나머지 반쪽은 어떻게 볼 수가 있나요?" "배워야지. 스스로 배워야지. 이해하는 법을 배워야 한단다." "이해란 무엇이죠?" "사랑의 시작이지." "사랑이란 무엇인가요?" "둘이 아니란 뜻이다." "둘이 아니란 무슨 뜻이죠?" "하나란 뜻이지." "하나란 무슨 뜻이죠?" "전체란 뜻이야." "전체란 무슨 뜻이죠?" "그건......., 이를테면, 더 이상 묻지 않게 되는 것. 더 이상 대답할 필요도 없는 것. 세상에 어떤 물음도 대답할 필요도 없는 관계가 바로 부모 자식간이지. 잘못이 있은 들, 분노가 인들 무슨 소용있겠니, 그냥 용서되고 이해되고 하나가 되는 것. 그냥 사랑이 되는 것이란다. 너도 곧 알게 될 우주의 법칙같은 것이지….” 소년의 머리 위로 또다시 별이 쏟아졌다. 그리고 다음날 소년은 해맑은 모습으로 짐을 꾸렸다. “집에 가서 다시 시작할래요…” 노인의 미소가 오래도록 숲에 남아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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