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 임명 문제를 놓고 법정 소송까지 벌이는 마을이 있어 주민들의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영동읍 상가리 임용택(58)씨는 마을 공동 쓰레기통 문제로 벌어진 주민간 싸움에 휘말려 명예훼손으로 인한 고소로 이장 면직을 당했다. 이 일로 주민들은 두 패로 나뉘고 관할 행정기관은 10개월째 이장 임명을 못하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포도 수확기인 지난 2005년 8월 쓰레기통인 론롤박스에서 역겨운 냄새가 난다며 인근 주민이 비워줄 것을 요구해 통을 비운 뒤 다시 마을공터인 그 자리에 갖다 두려고 했으나 해당 주민은 다른 곳으로 옮기라고 반발했다. 20일간을 쓰레기통 없이 지내던 주민 사이에서는 급기야 분쟁이 시작됐고, 싸움에 끼어든 임씨는 1심에서 벌금 1백만원, 2심에서 선고유예 처분을 받았다. 이 일로 이장에서 면직된 임씨는 지난해 12월 이장선거에 재출마하여 당선됐으나, 반대편 주민들이 자격 문제를 들어 반발하자 영동읍은 임명을 보류했다. 그 후 임씨는 영동군을 상대로 ‘이장임명권 이행 소송’을 청주지방법원에 제기했고, 법원은 ‘주민 투표로 당선됐더라도 임명권은 읍장의 재량’이라며 기각했다. 임씨는 “영동읍이 주장하는 민사건은 당시 이장으로서 주민과의 마찰을 중재하려다 빚어진 일이고, 형사건은 선고유예 판결로 끝난 경미한 사안인데, 이를 이유로 주민이 선출한 이장을 임명하지 않는 것은 주민자치에도 어긋난다”고 항변했다. 특히 “그 동안 새마을지도자 12년, 이장 7년 등을 하며 마을을 위해 봉사해 왔는데, 이장이 탐나서가 아니라 큰 죄라도 진 것처럼 취급당하는 명예훼손을 참을 수 없다” 며 “앞으로 고등법원 항소와 헌법소원 등 명예회복을 위한 모든 방법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영동읍 관계자는 “임씨를 이장에 다시 임명할 경우 주민갈등이 심화될 뿐 아니라 이장 임명에 관한 군 조례에도 어긋난다”고 밝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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