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철 혼란한 시기를 틈타 KT, 우체국, 검찰청, 병원 등을 사칭하며 주민등록번호를 묻거나 돈을 보내라는 사기전화가 또다시 극성을 부리고 있어 주의가 요망되고 있다. 지난 4일 영동읍 계산리에 거주하는 주부 김모(54)씨는 병원이라며 전화가 걸려와 ‘아들이 사고로 급히 수술을 해야하니 수술비를 보내라’는 전화를 받았다. 순간 정신이 혼미해진 김씨는 서울에 있는 아들에게 급히 전화를 걸었으나 때마침 전화를 받지 않자 실제라고 생각, 급히 은행으로 돈을 부치러 가다 뒤늦게 걸려온 아들의 전화로 사기임을 알았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또 옥천에서는 소를 팔고 돌아온 시골노인은 검찰청이라는 전화가 걸려온 후 ‘객지 나가 있는 아들이 사고를 냈으니 급히 합의금을 보내라’는 전화를 받고 급한 마음에 불러주는 계좌번호로 돈을 입금했는데, 알고 보니 사기전화로 밝혀져 냉가슴을 앓고 있다는 것. 황간에 사는 주부 한모(42)씨는 부동산을 내 놓았다가 영동을 잘 안다는 서울사람이 땅을 사겠다며 감정평가비 110만원을 보내달라는 말에 속아 생병을 앓고 있고, 우체국에 소포가 도착했다는 전화는 물론 전화국이라며 63만원이 연체되었으니 9번 누르라는 전화멘트에 무심코 눌렀는데, 통화하는 순간부터 서비스요금이 빠져나가고 있어 속는 줄도 모르고 당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또 상촌면 돈대리에 사는 한 농업인도 똑같은 전화에 속아 30만원을 보낸 후 뒤늦게야 사기 전화임을 알고는 “경찰에 신고해도 범인을 잡을 수가 없으니 이런 일이 언제까지 계속돼야 하냐”며 분통을 터트렸다. 이들은 특히 국내가 아닌 방콕이나 싱가폴에서 ARS 전화를 통한 사기행각을 벌이고 있어 경찰의 수사망을 피해가고 있는데, 최근 사기전화가 극성을 부리자 각 관공서에서는 ARS 전화하는 법이 없으니 속지말라는 홍보를 내고 있지만 워낙 사기수법이 교묘해 순간적으로 속는 경우가 많아 주민 개개인이 사기전화에 속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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