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들에 따르면 황간면 우천리의 경우 지난 8일 오후 7시경부터 약 1시간 동안 200mm의 집중호우와 함께 우박이 쏟아져 불과 10여분 만에 포도와 사과, 자두, 고추 등의 농작물의 잎과 열매가 흠집이 나고 떨어져 나가 농민들이 망연자실하고 있다. 22가구가 거주하는 우천리는 이번 우박으로 포도밭 6만평과 기타 밭작물 등 7만평의 농사를 망쳤다고 밝혔다. 특히 포도 주산지인 황간과 매곡지역에 우박이 집중적으로 쏟아져 피해가 심각하고 양산, 양강, 심천지역에도 사과와 담배, 고추잎이 찢어지는 우박피해가 속출해 올 농사의 흉작이 크게 우려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피해 우심지역은 포도나무의 잎과 열매가 상하고 수세가 약해져 내년농사도 기약할 수 없다는 것이다. 황간 우천리 이장 박선규(50)씨는 “우천리 주민 99%가 포도농사에 의존하고 사는데, 피해가 극심해 묘목을 새로 심거나 새순을 키워서 4～5년 후에나 포도수학이 가능하다고 하니 눈앞이 캄캄하다”고 호소했다. 같은 마을 전상섭(76)씨도 “평생 농사를 지으면서 담배잎에 구멍 날 정도의 우박피해는 더러 보았으나 단단한 포도송이가 깨지고 줄기가 부러져 쑥대밭이 되는 경우는 처음 본다”며 허탈해 했다. 한편, 영동읍에서는 강풍을 동반한 집중호우로 인해 모 교회 2층 옥상에 세워진 높이 25m 가량의 철탑이 기울어 주민이 대피하고, 119구조대가 대형 크레인을 동원해 철탑을 철거하는 소동이 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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