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가을 건조한 바람을 맞으며 곱게 깎아 매단 주황색 감이 ‘곶감’이 되어간다. 상인들은 공판장 경매를 통해 엄청난 감을 사들여 곶감을 만든다. 전에는 감 껍질을 일일이 칼로 깎았지만 이제는 감 깎는 기계 보급이 일반화돼 감을 틀에 끼우고 감칼을 갖다 대기만 하면 껍질이 순식간에 벗겨진다. 속살을 드러낸 감은 능숙한 솜씨로 감타래에 매달린다. 이 감이 청명한 가을바람에 건조되면 달고 맛있는 '영동곶감'이 된다. 요즘은 완전히 건조된 곶감보다 말랑말랑해서 먹기 좋은 반건시가 인기다. 영동에 곶감을 생산하는 상인과 농가는 많다. 수십 동의 감을 깎는 기업형은 20곳이 넘는다. 감나무를 사서 좋은 감은 팔고 나머지는 깎아서 장사꾼에게 감타래 째 넘기는 농가도 많다. 일부는 지역 공판장과 농협 공판장에 내다 팔기도 한다. 어쨌든 감을 깎고 매다는 일은 포도 일을 끝낸 농촌에서는 짭짭한 소득원이다. 올해 감 값이 떨어져 곶감 값도 재미가 없지 않겠느냐는 우려에 대해 한 상인은 이렇게 말한다. 성수기에 생감이 콘티당 평균 5만원 대였는데, 감보다 비싼 과일이 어디 있느냐고 반문한다. 또 일부 상인들의 청도반시 대량 반입에 대한 우려도 장사의 전술일뿐 영동감의 가치를 떨어뜨리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영동감은 살이 많고 색깔이 좋아 곶감의 품질이 매우 좋으며, 800여 농가에서 한해 곶감 65만접을 생산해 300억의 소득을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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