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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칼럼 '대구 골목길 투어'

공기부터 상큼한 가을이 다가왔다. 지난 여름에는 더위 때문에 제대로 여행을 즐길 수 없었다면, 이제 신선한 가을바람을 맞으며 어디론가 한번 떠나보는 것도 사람 사는 맛이 아닌가 싶다.
9월 4일까지 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열리는 대구는 경기 관람 외에도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풍성한 곳이다. 대구가 분지 지역이라 덥긴 하지만 휴식과 재미, 역사를 대표하는 관광지가 많다. 우선 빼놓을 수 없는 곳이 팔공산. 소원을 이뤄준다는 영험한 갓바위가 있어 사람들의 발길이 사시사철 끊이지 않는 곳이다. 갓바위는 통일신라시대 석불상으로 머리에 갓을 쓰고 있는 형상이라 ‘갓바위’로 불린다. 또 팔공산 올레길은 팔공산의 대표적인 사찰인 ‘동화사’와 ‘부인사’를 지나며 시원한 나무그늘과 계곡을 즐길 수 있다.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도시인만큼 대구에는 곳곳에 특색 있는 골목길이 즐비하다. 바로 골목길 투어다. 대구 진골목(경상도 사투리 긴골목을 뜻함)에는 도심 한복판에 거미줄처럼 이어지는 좁은 골목에서 근대와 현대를 만날 수 있다. 대구의 ‘몽마르트’라 불리는 ‘청라언덕’에서 학창시절 우리가 많이 불렀던 가곡 ‘동무 생각’을 노산 이은상 선생이 노랫말을 쓰고 박태준 선생이 곡을 붙여 탄생시킨 곳이다. 또 대구 동성로에 들어서면 약령시-계산성당-근대로-이상화고택, 서상돈 고택이 이어진다.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를 읊었던 시인 이상화 고택은 일제시대 선생이 친구와 제자들을 맞이하던 사랑방이었다고 한다. 울적한 마음을 달랬을 감나무 마당, 선생이 숨진 안방 등 시인의 삶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역사적인 장소가 잘 보존돼 있다.
또 서상돈 선생은 조선 고종 때의 민족운동가로 독립협회 간부로 활동했던 분이다. 1907년에는 국가의 부채를 국민이 갚자는 뜻의 ‘국채보상운동’을 벌여 일제의 국권침탈에 대한 의분으로 국민을 각성시키는 계기가 됐다. 지금도 이곳은 꼭 사람이 사는 듯한, 예전 시골에 가면 있던 할아버지 할머니 사진과 오랜 된 가구들이 그대로 보전돼 있어 예스럽고 멋스럽다. 지난 2009년 ‘잘 가꾼 자연유산. 문화유산’에 선정된 곳이어서 아이들과 함께 가면 역사와 문화를 함께 즐길 수 있다.
대구 진골목은 특히 각종 영화 촬영지로도 유명하다. 사진 촬영할 장소가 너무 많아 가기 전에 카메라는 꼭 챙겨야 한다. 동인동 찜갈비골목, 안지랑 곱창골목 등 다양한 먹자골목과 함께 감초 냄새 풍기는 약전골목, 화려한 패션상가가 늘어선 야시골목 등 개성 있는 골목길이 넘쳐난다.
대구중구청골목길투어 문의(☏053-661-2194).

■ 2011-08-31 (수) 15:50 ( 720 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