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동농협(조합장 김갑성)이 지난 설 전에 조합원 5천여명에게 농협상품권이나 다름없는 영농자재교환권을 발급해 결과적으로 하나로마트만 대목을 본 결과여서 재래시장 상인들이 발끈하고 나섰다. 지난 26일 영동농협을 항의 방문한 재래시장 상인들은 “매년 영농철이 되기 전에 발급하던 영농자재교환권을 설 전에 발급해 하나로마트만 명절 호황을 누렸다”며 “지역과 상생의 길을 가야하는 농협이 이권에만 눈이 어두워 재래시장과 주민의 어려움을 외면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영농자재교환권(12만원)은 농사에 필요한 비료나 농약, 사료 등을 구입할 수 있지만 하나로마트 등 농협산하 점포에서만 사용가능한데다 일반 생필품구입도 가능해 사실상 농협상품권과 마찬가지로 통용된다. 따라서 설 전에 풀린 교환권은 지역 내 조합원 5천여명에 현금으로 치면 6억1천여만원어치다. 재래시장 상인들은 “영농자재 지원사업비를 일반 상품권화해 조합원들에게 나눠준 것도 문제지만, 명절 직전에 수억원대 농협상품권을 푼 것은 하나로마트의 매출을 염두에 둔 처사가 아닐 수 없다”며 “지역 주민 대부분이 농협과 거래를 하고 있는데도 지역 상권에 치명적인 타격을 주고 있으니 농협이 최소한의 양심이라도 가졌다면 조합원들에게 현금이나 지역상품권을 나눠줬을 것”이라고 항변했다. 따라서 ”향후 영농자재교환권을 당초 취지대로 자재 구입 용도로만 한정하거나 아니면 지역 어디서나 사용할 수 있는 지역상품권으로 지급할 것“을 촉구했다.또 교환권을 받은 한 조합원은 “전에는 배당금을 안 찾아가면 출자금으로 전환됐는데, 지금은 마감날짜까지 적힌 교환권을 주니 필요한 게 없어도 사야할판”이라며 “농사를 짓지 않는 조합원도 날짜 안에 하나로마트에 가서 쓰지않으면 배당금이 무효가 되니 때로 강매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영동농협 관계자는 “배당금을 출자금으로 전환시킨 것이 감사에 걸렸고, 세법에도 문제가 있어 영농자재 지원사업비를 교환권으로 지급했다”며 “자재가 불필요한 조합원들의 편의를 위해 일반생필품 구입도 가능하도록 했을 뿐인데 지역 상인들의 불만이 있다면 다음부터는 다른 지급 방식을 찾아보겠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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