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도농가의 소득증대 등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개최한 포도축제가 여러 가지 문제점을 노출한 가운데 막을 내렸다. 28일 오후 전시관 개관과 함께 시작된 이번 행사는 전국적인 지명도를 활용한 제1회 추풍령 가요제와 제1회 영동포도 전국마라톤대회 등이 마련돼 홍보효과는 물론 군민의 기대 또한 컸다. 행사 첫날 개최된 제1회 추풍령 가요제의 열기는 최고조에 달했다. 전국의 가수지망생 3백여명 중에서 예심을 거쳐 본선 무대에 오른 12명은 쟁쟁한 실력들을 발휘, 관중의 이목을 사로잡으며 행사장 분위기가 뜨겁게 달아올랐다. 게다가 송대관 설운도 문희옥 양혜승 영턱스클럽 등 인기가수의 무대가 열기를 더하고 화려한 불꽃놀이로 첫날 행사의 마지막을 장식하면서 1만에 가까운 관중들은 축제의 밤을 만끽했다. 그러나 첫날 행사가 끝나자 수많은 군중들이 발길을 닿은 곳은 외지상인들이 운영하는 '풍물시장'이라는 곳이었다. 현란한 조명과 각설이와 노래방무대의 음향이 요란하게 울려퍼지는 가운데 백화점을 방불케 할 정도로 많은 생필품 코너에다 다양한 안주를 곁들인 주점, 아이들부터 어른까지 호기심을 자아낼만한 사행성 오락이 판을 치는 곳에서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군민들은 지갑을 열고 비싼 값을 치렀다. 이와 함께 마차다리옆 하상주차장의 외지상인들도 문제였다. 이들은 군에서 유치하지는 않았지만 행사 4∼5일 전부터 차량 10여대 미리와 공무원들과 실랑이를 하고 단속을 피해가며, 축제가 임박하자 슬며시 짐을 풀고 장사를 했다. 이처럼 외지상인들이 집단적으로 행사장 인근에 진을 치고 현란한 조명과 요란한 음악으로 호기심을 자극해 사람들을 끌어 모으다보니 이들에게 비싼 대가를 치르고 지역상권은 축제와는 거리가 먼 썰렁한 풍경을 자아내고 있다. 포도농사를 지으며 장사를 하는 주부 박모씨(45·영동읍 계산리)는 "축제할 때 지역상인들 장사좀 하게 텐트구역을 만들어줬으면 좋겠다" 면서 "지난 번 비에 갈라진 포도가 많아 포도즙을 많이 만들었는데, 포도축제 때 내다 팔려고 아무리 찾아봐도 팔 곳이 없었다"고 말했다. 주민 김모씨(43·영동읍 계산리)는 "지금 청주를 보나 금산, 무주를 보나 축제 때 외지상인을 집단적으로 끌어들이는 곳은 없다" 면서 "축제라면 다수 주민이 참여하고,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되는 방향으로 운영해서 외지에서 관광객들이 왔을 때 우리의 생활문화를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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