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근리사건의 진실에 접근할 수 있는 문서가 공개되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 29일 AP통신은 미 역사학자 사르 콘웨이란즈의 저서 ‘콜레트럴 데미지(부수적 피해)’에서 존 무쵸 전 주한 미대사가 1950년 한국전쟁 당시 미 국무부에 보낸 편지를 공개했다. 이 저서에서 무쵸 전 미대사는 미 국방부 차관에게 보낸 이 편지에서 “방어선 북쪽에서 누군가가 나타나면 즉시 경고탄을 쏘고 그래도 저항하면 발포하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편지는 또 노근리사건 발생 하루 전인 1950년 7월25일 밤 한국에서 열린 미 고위관리 회의에서 이 같은 결정이 확정됐음을 밝히고 있다. 미 국방부는 그동안 노근리사건의 명확한 진상규명 요구에도 불구하고 “노근리사건은 미국의 계획적인 학살이 아니었다”며 “미 제7기갑연대가 피란민을 적군으로 착각하고 겁을 먹어 명령없이 발포했다”고 주장하는 등 무성의한 태도를 보여왔다. 노근리 대책위는 머초이 주한미대사의 편지 건과 관련, “미국이 노근리 희생자를 두번 죽였다”며 사건을 조작한 미국 정부를 더 이상 믿을 수 없으므로 유엔 조사위원회가 구성돼 객관적이고 투명한 조사가 진행돼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노근리대책위 정구호 총무(69·영동읍 주곡리)도 “객관적인 자료가 나와 미국도 이제는 사살명령을 인정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진상규명과 보상문제 등에 큰 진전을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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