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예가 운학 박경동(51세)씨가 이번 난계국악축제 기간 동안 대형 화선지에 붓글씨를 써 세계 기네스 기록에 도전한다. 서예가 얼마나 강인한 정신예술인지를 보여주고 싶어 이번 행사를 계획했다는 박씨는 포도 마라톤대회에서 5km를 완주한 후 화선지 5백m에 붓글씨를 쓰는 서예 퍼포먼스를 펼치게 된다. 아울러 이번 행사로 영국 세계기네스북 본사에 세계 최초의 서예 퍼포먼스 기록으로 등재를 요청할 계획이다. 영동읍에서 운학 서도원을 운영하는 서예가 박경동씨는 오는 27일, 포도마라톤 대회장인 군민운동장에서 길이 500ｍ, 폭 60㎝의 초대형 화선지에 초서와 행서 1천여자를 써내려가는 퍼포먼스를 준비 중이다. 지난 97년 대한민국 서예대전에서 우수상을 수상한 그는 대한민국 서예대전 초대작가 및 일본 오사카 예술의 전당에서 개인전을 가졌으며, 작년에는 서울 청계천 복원사업을 기념해 도로에 화선지를 깔고 붓글씨를 써 모두 이어붙일 경우 2.5㎞에 달하는 대형작품을 완성해 화제가 되기도 한 서예의 달인이다. 작은 체구에 자신의 키만한 붓을 들고 신들린 듯이 한시를 써대는 모습으로 우리에게 '서예를 저렇게도 하는 건가?' 하는 의아심을 불러일으킨 그는 서예가 조용하고 고전적인 예술이라는 인식을 뒤엎으며 세인들에게 신선한 자극을 불러일으켰다. 심천면 기호리가 고향으로 지난 99년 영동으로 돌아와 전국적인 개인전과 다양한 퍼포먼스를 선보인 그는 어린시절 집안 숙부가 제례를 모시는 날이면 지방쓰는 일을 자신에게 맡겨 열두살 나이에 지방을 썼다고 한다. 또 놀거리가 많지 않았던 때라 갈 곳이 없었던 그는 제실에 올라가서 놀며 딴 애들은 아무도 관심이 없었던 현판이며 상량문 글씨를 보며 '어떻해 저렇게 쓸 수가 있을까'하는 호기심을 가졌던 것이 서예가로서의 운명을 결정지은 계기가 됐다는 것. 자난해 서울 청계천 개통식때 ‘새물맞이 기념 서예 퍼포먼스’를 펼쳐 라이브 서예가라는 또하나의 별칭을 얻은 그는 세계서법문화교류전 등 심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15회에 걸친 초대전과 그룹전, 30여차례에 걸친 개인전을 열었으며 ‘전각이야기, 전국진 초전에 대한 연구, 수진비각적 측관, 측관에 대한 소고, 사진으로보는 전각’ 등의 글을 기고하기도 했다. 호방한 붓글씨에 삶과 멋을 담아내 세인들에게 여유를 갖게 하는 박경동씨는 "난계 국악과 영동 포도를 알리기 위해 퍼포먼스를 준비하게 되었다”며 “점차 잊혀져가고 있는 서예의 아름다움과 예술성을 널리 알리고 싶어 공연을 준비했으며 이번 서예퍼포먼스에서 화선지를 누르는 서진 대용으로 영동 포도 1천 송이를 사용할 계획” 이라고 말했다. 한편, 서예부문 세계 기네스북 도전을 위해 한국기록원에서 이번 행사에 참석해 정확한 화선지의 길이와 무게, 먹물의 양, 시간 등을 측정해 등재를 결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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